2025년부터 초등학교에서 코딩교육이 의무화된다. 이에 따라 의무교육에 대비하려는 학부모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뜨겁다.
실제로 유·초등 학부모 35%가 학교에서 코딩 과목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코딩 과목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 재능교육이 발표한 ‘코딩교육 인식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초등 학부모의 35%가 자녀가 코딩 사교육을 받고 있거나 받아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코딩교육을 선택한 이유로 51%인 절반 이상이 “앞으로 학교 교육에서 코딩 과목이 더욱 중요해질 것에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학부모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유아 코딩교육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블록, 로봇, 태블릿 등을 활용한 유·초등 대상의 코딩 프로그램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문제는 유행에 따라 우후죽순 코딩교육이 진행되면서 실제 교육 효과나 가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앞으로 유·초등 대상 코딩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그 가치에 대해 ‘김정훈 에이럭스 교육연구소 소장’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Q. 현재 대한민국 유·초등 대상 코딩교육 현황과 전망은 어떠한가?
기초 과목이 아닌 특수 목적 과목의 전망은 보통 상위 산업군의 전망에 따르게 된다. 현재 코딩을 포함한 4차산업혁명 기술들은 산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당연히 상당 기간 중요성을 인정받으며, 계속 확대할 것으로 전망한다.
Q. 유·초등 대상 코딩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기존에 코딩교육은 대학에서 컴퓨터과학과 등 전공을 통해 배워왔다. 하지만 현재 산업계는 더 많은 SW 인재가 필요한 상황이다. 단순히 ‘필요하다’ 수준을 넘어 ‘매우 부족하다’라고 볼 수 있다. 인재가 부족하다 보니, 결국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과정이 유·초등까지 확대된 것이다.
코딩교육이 유·초등으로 굉장히 빠르게 확대되면서 교육적 철학이나, 방법론이 탄탄하게 다져지지 못했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대학 과정에서 다루는 코딩은 지극히 기능 중심이기 때문에 유·초등에게 대학에서의 교육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었다. 유·초등에 맞는 코딩교육 이 필요했다. ▲ 김정훈 에이럭스 교육연구소 소장 / 에이럭스 제공
코딩교육을 유·초등에 맞춰 새롭게 적용해 나가면서 여러 가지 유의미한 교육적 효과가 발견됐다. 대표적으로 ‘창의적 문제해결력’이다. 현재 유·초등 코딩교육의 목적은 ‘컴퓨팅사고력을 기반으로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컴퓨팅 사고력을 기반으로 한 창의적 문제해결력은 현재 사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능력이다.
따라서 코딩교육은 미래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매우 좋은 도구라고 생각한다.
▲ 에이럭스가 개최한 '2023 글로벌 로봇 코딩 대회 G-PRC' 해외 예선에 참가한 학생들의 모습 / 에이럭스 제공
Q. 블록형, 로봇형 등 시중에 다양한 코딩교육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사실 활동 모습만 보면 놀이에 가까워 실제 교육적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유·초등 대상 코딩교육의 교육적 효과는 무엇인가?
언뜻 보면 놀이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해당 활동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두뇌를 써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의 컴퓨팅 사고력이 성장하게 된다. 미래에는 처리해야 할 정보가 지금보다 더 많아지고, 이를 빠르게 처리하는 능력이 요구될 것이다. 어릴 적부터 코딩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컴퓨팅 사고력에 적합한 두뇌로 성장하게 되고, 이러한 능력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또, 코딩교육은 서로 다른 다양한 분야와 연결해 융합형 교육이 가능하다. 에이럭스의 코딩 프로그램을 예로 들면, 코딩교육을 통해 학교 정규 교과 과정인 수학, 과학, 미술, 음악 등 다양한 과목들과 접목할 수 있다. 이 점을 활용해 유아부터 초중고까지 각 연령대의 흥미와 학습 발달 정도에 맞춰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교육 콘텐츠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분야를 접목한 융합형 교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아이들은 저마다 특색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갈 수 있다.
▲ 에이럭스의 AI 인플러그드 로봇 교구 '비누' / 에이럭스 제공
Q. 유·초등 코딩교육이 실제 코딩영역에 있어 어떻게 연계되고, 적용되는가?
유·초등 코딩교육에서 첫 번째 장벽은 바로 ‘영어’다. 상용 프로그램의 코드를 보면 영어로 돼 있어 영어를 알고, 자판으로 입력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이전에는 일찍이 코딩교육을 한다고 해도 주로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스크래치, 엔트리와 같은 블록코딩 언어가 등장하면서 이 장벽이 깨졌다. 레고 블록을 맞추는 것처럼 블록을 끼워 넣어 코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든 코드는 파이썬이나 자바와 같은 상용 프로그래밍 언어와 1:1로 대응된다. 즉 상용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영어와 자판 입력을 없앤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블록코딩의 등장으로 단순히 상용 프로그램을 배우는 것이 아닌, 컴퓨터에게 명령을 내리는 체계 자체에 초점을 둔 교육이 가능해졌다.
블록코딩만으로도 어느 정도 교육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하지만 블록코딩은 결과물이 컴퓨터 모니터에 국한된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조하기 위해 ‘피지컬 러닝 교구’들이 탄생하게 됐다. 대표적으로 로봇이나 센서보드, 드론 등이 해당한다.
예를 들면, 차선을 따라 달리는 자동차를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화면에 비친 차선이 중심보다 우측에 있으면 핸들을 우회전, 좌측에 있으면 핸들을 좌회전하라고 코딩하면 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차선을 따라 달리는 자동차를 만들었다고 볼 수 없다. 실제 도로를 달리는 게 아니라 단순히 시뮬레이션만 진행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동차를 만들고, 센서를 달고, 프로그램을 통해 모터를 돌려본다. 실제로 진행해보면 시뮬레이션대로 프로그램이 완벽하게 구동하지 않는다. 바퀴와 지면의 마찰력 같은 다양한 변수를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짜고, 직접 눈으로 결과를 확인하면서 아이들은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코딩은 물론, 공학적 방법까지 배울 수 있다.
또 다른 의미도 있다. 만약 블록코딩 언어만 배운다면, 일부 적성이 맞는 학생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 학생은 곧 흥미를 잃을 수 있다. 블록코딩만으로는 실제 생활과 접점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지컬 러닝 교구는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지속해서 교육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중요한 장치다.
▲ 에이럭스 드론의 모습 / 에이럭스 제공
Q. 최근 에이럭스가 드론까지 사업을 확장한 것도 보다 다양한 피지컬 러닝 교구를 확보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드론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교육 도구로 활용되며, 교육적 효과는 무엇인가?
먼저 드론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드론이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는 산업 중 하나가 바로 방송 분야다. 예전에는 지미집과 같은 대형 장비가 있어야만, 가능했던 촬영 구도를 드론으로 쉽게 표현할 수 있어 최근 방송 분야에서 드론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다. 또, 군사용이나 농업용 혹은 드론 택배 등 드론을 활용한 다양한 사례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이들은 모두 ‘드론 조종’에 관한 부분이다. 드론 조종을 위해서는 항공 역학에 대한 기본 원리를 이해해야 하고, 반복과 숙달을 통해 조종이 익숙해져야 한다. 마치 운전면허 교육과 비슷하다. 하지만 드론 교육은 조종에만 그치지 않는다.
앞서 언급했듯 드론 교육은 코딩과 연계해 코딩을 통해 드론을 제어하는 법을 배운다. A 지점에서 B 지점까지 인간이 조종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비행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때 장애물이 들어가면 고려해야 할 부분이 더 많아진다. 이 부분이 일반 비행체 교육과 드론 교육의 가장 큰 차이다. 드론교육은 단순히 조종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율주행차를 만드는 것과 유사한 교육과정이 적용된다.
이 외에도 드론을 직접 만드는 방식의 교육이 있다. 초등 과정에서 모터와 동체 설계까지 하는 건 무리지만, 다양한 부품을 갈아 끼우면서 최적의 튜닝을 직접 해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이전보다 성능을 개선해 나가면서 공학적인 부분을 체득해 나간다.
▲ 에이럭스 드론을 구동시키는 어린이의 모습 / 에이럭스 제공
Q. 결국 대한민국 교육은 입시(수능)에 귀결된다. 코딩교육이 입시와 연계되거나,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을까?
최근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이라고 해서 오직 프로그래밍 능력만으로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됐다. 사실 다른 과목에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데, 사회적으로 소프웨어 인재가 워낙 부족하다 보니 마련된 제도다. 만약 컴퓨터과학 분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다면, 코딩교육이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입시 준비에 있어 코딩교육은 간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코딩은 논리적 사고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면접이나 논술 등 문제를 제시하고, 어떻게 해결할지를 답하는 부분에서 코딩교육을 통해 키운 창의적 문제해결력은 분명 도움이 된다.
Q. 개발자를 진로로 희망하지 않더라도 코딩을 배워야 할까?
시야를 조금 넓혀서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현재 모든 산업군과 직업군은 SW와 인공지능의 영향을 받고 있다. 실제 한 연구 조사에 따르면 대략 50%의 산업군이 SW와 인공지능으로부터 막대한 영향을 받고 있고, 나머지 50% 산업군 역시 어느 정도의 영향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전통 방식으로 실험실에서 자기 실험만 하는 과학자와 온라인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가져와서 분석하는 과학자 중 누가 더 나은 성과를 거둘까? 또 전통 방식으로 공부하고 처방하는 의사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세상의 모든 임상실험 결과를 분석한 후 약을 처방하는 의사 중 누가 더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
이는 비단 과학자나 의사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예술가와 법조인, 유통업자, 스포츠 선수 등 모든 직업에 해당한다.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자신의 직업에 접목하지 못하는 직업인은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개발자 수준으로 코딩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전문적인 영역은 전문가에게 맡기면 된다. 하지만 자신의 직무에서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이 어떻게 접목되는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직무의 전문성 때문에 개발자가 해줄 수 없는 부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을 이해할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하고, 이것이 바로 현재 초중등 코딩교육의 목표이기도 하다.
Q. 끝으로 코딩교육에 대해 고민 중인 학부모에게 한마디 전한다면?
코딩교육이 중요하다 보니 최근 정부에서도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덕분에 무료 프로그램도 상당히 많고, 아주 적은 비용으로도 코딩교육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코딩교육이 막막하다면, 우선 접근성이 좋은 기회부터 잘 찾아보고, 아이가 직접 경험해 볼 수 있게 하는 것을 추천한다.
코딩교육은 정답을 빨리 맞히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찾아내고 스스로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해결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때문에 코딩교육에서는 충분히 기다리고, 지지해 주고, 칭찬해 주는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아이가 코딩교육에 관심과 흥미를 갖고 더 배우기를 원한다면, 컴퓨터과학 분야로 진로를 그려보고, 전문가와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 에이럭스 로고 / 에이럭스 제공
한편, 에이럭스는 로봇 전문 에듀테크 기업이다. 로봇과 드론 생산과 동시에 AI, 로봇, 코딩 등 다양한 SW교육을 위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드론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드론을 활용한 교육 콘텐츠 개발에 나섰다.
김정훈 에이럭스 교육연구소 소장은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석사를 졸업한 인재로, 현재 에이럭스에서 교육용 로봇과 SW교구를 직접 개발, 생산하고 있다.
“코딩교육은 미래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매우 좋은 도구”
2025년부터 초등학교에서 코딩교육이 의무화된다. 이에 따라 의무교육에 대비하려는 학부모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뜨겁다.
실제로 유·초등 학부모 35%가 학교에서 코딩 과목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코딩 과목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 재능교육이 발표한 ‘코딩교육 인식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초등 학부모의 35%가 자녀가 코딩 사교육을 받고 있거나 받아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코딩교육을 선택한 이유로 51%인 절반 이상이 “앞으로 학교 교육에서 코딩 과목이 더욱 중요해질 것에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학부모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유아 코딩교육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블록, 로봇, 태블릿 등을 활용한 유·초등 대상의 코딩 프로그램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문제는 유행에 따라 우후죽순 코딩교육이 진행되면서 실제 교육 효과나 가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앞으로 유·초등 대상 코딩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그 가치에 대해 ‘김정훈 에이럭스 교육연구소 소장’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Q. 현재 대한민국 유·초등 대상 코딩교육 현황과 전망은 어떠한가?
기초 과목이 아닌 특수 목적 과목의 전망은 보통 상위 산업군의 전망에 따르게 된다. 현재 코딩을 포함한 4차산업혁명 기술들은 산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당연히 상당 기간 중요성을 인정받으며, 계속 확대할 것으로 전망한다.
Q. 유·초등 대상 코딩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기존에 코딩교육은 대학에서 컴퓨터과학과 등 전공을 통해 배워왔다. 하지만 현재 산업계는 더 많은 SW 인재가 필요한 상황이다. 단순히 ‘필요하다’ 수준을 넘어 ‘매우 부족하다’라고 볼 수 있다. 인재가 부족하다 보니, 결국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과정이 유·초등까지 확대된 것이다.
코딩교육이 유·초등으로 굉장히 빠르게 확대되면서 교육적 철학이나, 방법론이 탄탄하게 다져지지 못했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대학 과정에서 다루는 코딩은 지극히 기능 중심이기 때문에 유·초등에게 대학에서의 교육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었다. 유·초등에 맞는 코딩교육 이 필요했다. ▲ 김정훈 에이럭스 교육연구소 소장 / 에이럭스 제공
코딩교육을 유·초등에 맞춰 새롭게 적용해 나가면서 여러 가지 유의미한 교육적 효과가 발견됐다. 대표적으로 ‘창의적 문제해결력’이다. 현재 유·초등 코딩교육의 목적은 ‘컴퓨팅사고력을 기반으로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컴퓨팅 사고력을 기반으로 한 창의적 문제해결력은 현재 사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능력이다.
따라서 코딩교육은 미래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매우 좋은 도구라고 생각한다.
▲ 에이럭스가 개최한 '2023 글로벌 로봇 코딩 대회 G-PRC' 해외 예선에 참가한 학생들의 모습 / 에이럭스 제공
Q. 블록형, 로봇형 등 시중에 다양한 코딩교육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사실 활동 모습만 보면 놀이에 가까워 실제 교육적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유·초등 대상 코딩교육의 교육적 효과는 무엇인가?
언뜻 보면 놀이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해당 활동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두뇌를 써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의 컴퓨팅 사고력이 성장하게 된다. 미래에는 처리해야 할 정보가 지금보다 더 많아지고, 이를 빠르게 처리하는 능력이 요구될 것이다. 어릴 적부터 코딩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컴퓨팅 사고력에 적합한 두뇌로 성장하게 되고, 이러한 능력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또, 코딩교육은 서로 다른 다양한 분야와 연결해 융합형 교육이 가능하다. 에이럭스의 코딩 프로그램을 예로 들면, 코딩교육을 통해 학교 정규 교과 과정인 수학, 과학, 미술, 음악 등 다양한 과목들과 접목할 수 있다. 이 점을 활용해 유아부터 초중고까지 각 연령대의 흥미와 학습 발달 정도에 맞춰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교육 콘텐츠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분야를 접목한 융합형 교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아이들은 저마다 특색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갈 수 있다.
▲ 에이럭스의 AI 인플러그드 로봇 교구 '비누' / 에이럭스 제공
Q. 유·초등 코딩교육이 실제 코딩영역에 있어 어떻게 연계되고, 적용되는가?
유·초등 코딩교육에서 첫 번째 장벽은 바로 ‘영어’다. 상용 프로그램의 코드를 보면 영어로 돼 있어 영어를 알고, 자판으로 입력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이전에는 일찍이 코딩교육을 한다고 해도 주로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스크래치, 엔트리와 같은 블록코딩 언어가 등장하면서 이 장벽이 깨졌다. 레고 블록을 맞추는 것처럼 블록을 끼워 넣어 코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든 코드는 파이썬이나 자바와 같은 상용 프로그래밍 언어와 1:1로 대응된다. 즉 상용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영어와 자판 입력을 없앤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블록코딩의 등장으로 단순히 상용 프로그램을 배우는 것이 아닌, 컴퓨터에게 명령을 내리는 체계 자체에 초점을 둔 교육이 가능해졌다.
블록코딩만으로도 어느 정도 교육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하지만 블록코딩은 결과물이 컴퓨터 모니터에 국한된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조하기 위해 ‘피지컬 러닝 교구’들이 탄생하게 됐다. 대표적으로 로봇이나 센서보드, 드론 등이 해당한다.
예를 들면, 차선을 따라 달리는 자동차를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화면에 비친 차선이 중심보다 우측에 있으면 핸들을 우회전, 좌측에 있으면 핸들을 좌회전하라고 코딩하면 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차선을 따라 달리는 자동차를 만들었다고 볼 수 없다. 실제 도로를 달리는 게 아니라 단순히 시뮬레이션만 진행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동차를 만들고, 센서를 달고, 프로그램을 통해 모터를 돌려본다. 실제로 진행해보면 시뮬레이션대로 프로그램이 완벽하게 구동하지 않는다. 바퀴와 지면의 마찰력 같은 다양한 변수를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짜고, 직접 눈으로 결과를 확인하면서 아이들은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코딩은 물론, 공학적 방법까지 배울 수 있다.
또 다른 의미도 있다. 만약 블록코딩 언어만 배운다면, 일부 적성이 맞는 학생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 학생은 곧 흥미를 잃을 수 있다. 블록코딩만으로는 실제 생활과 접점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지컬 러닝 교구는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지속해서 교육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중요한 장치다.
▲ 에이럭스 드론의 모습 / 에이럭스 제공
Q. 최근 에이럭스가 드론까지 사업을 확장한 것도 보다 다양한 피지컬 러닝 교구를 확보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드론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교육 도구로 활용되며, 교육적 효과는 무엇인가?
먼저 드론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드론이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는 산업 중 하나가 바로 방송 분야다. 예전에는 지미집과 같은 대형 장비가 있어야만, 가능했던 촬영 구도를 드론으로 쉽게 표현할 수 있어 최근 방송 분야에서 드론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다. 또, 군사용이나 농업용 혹은 드론 택배 등 드론을 활용한 다양한 사례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이들은 모두 ‘드론 조종’에 관한 부분이다. 드론 조종을 위해서는 항공 역학에 대한 기본 원리를 이해해야 하고, 반복과 숙달을 통해 조종이 익숙해져야 한다. 마치 운전면허 교육과 비슷하다. 하지만 드론 교육은 조종에만 그치지 않는다.
앞서 언급했듯 드론 교육은 코딩과 연계해 코딩을 통해 드론을 제어하는 법을 배운다. A 지점에서 B 지점까지 인간이 조종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비행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때 장애물이 들어가면 고려해야 할 부분이 더 많아진다. 이 부분이 일반 비행체 교육과 드론 교육의 가장 큰 차이다. 드론교육은 단순히 조종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율주행차를 만드는 것과 유사한 교육과정이 적용된다.
이 외에도 드론을 직접 만드는 방식의 교육이 있다. 초등 과정에서 모터와 동체 설계까지 하는 건 무리지만, 다양한 부품을 갈아 끼우면서 최적의 튜닝을 직접 해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이전보다 성능을 개선해 나가면서 공학적인 부분을 체득해 나간다.
▲ 에이럭스 드론을 구동시키는 어린이의 모습 / 에이럭스 제공
Q. 결국 대한민국 교육은 입시(수능)에 귀결된다. 코딩교육이 입시와 연계되거나,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을까?
최근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이라고 해서 오직 프로그래밍 능력만으로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됐다. 사실 다른 과목에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데, 사회적으로 소프웨어 인재가 워낙 부족하다 보니 마련된 제도다. 만약 컴퓨터과학 분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다면, 코딩교육이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입시 준비에 있어 코딩교육은 간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코딩은 논리적 사고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면접이나 논술 등 문제를 제시하고, 어떻게 해결할지를 답하는 부분에서 코딩교육을 통해 키운 창의적 문제해결력은 분명 도움이 된다.
Q. 개발자를 진로로 희망하지 않더라도 코딩을 배워야 할까?
시야를 조금 넓혀서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현재 모든 산업군과 직업군은 SW와 인공지능의 영향을 받고 있다. 실제 한 연구 조사에 따르면 대략 50%의 산업군이 SW와 인공지능으로부터 막대한 영향을 받고 있고, 나머지 50% 산업군 역시 어느 정도의 영향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전통 방식으로 실험실에서 자기 실험만 하는 과학자와 온라인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가져와서 분석하는 과학자 중 누가 더 나은 성과를 거둘까? 또 전통 방식으로 공부하고 처방하는 의사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세상의 모든 임상실험 결과를 분석한 후 약을 처방하는 의사 중 누가 더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
이는 비단 과학자나 의사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예술가와 법조인, 유통업자, 스포츠 선수 등 모든 직업에 해당한다.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자신의 직업에 접목하지 못하는 직업인은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개발자 수준으로 코딩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전문적인 영역은 전문가에게 맡기면 된다. 하지만 자신의 직무에서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이 어떻게 접목되는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직무의 전문성 때문에 개발자가 해줄 수 없는 부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을 이해할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하고, 이것이 바로 현재 초중등 코딩교육의 목표이기도 하다.
Q. 끝으로 코딩교육에 대해 고민 중인 학부모에게 한마디 전한다면?
코딩교육이 중요하다 보니 최근 정부에서도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덕분에 무료 프로그램도 상당히 많고, 아주 적은 비용으로도 코딩교육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코딩교육이 막막하다면, 우선 접근성이 좋은 기회부터 잘 찾아보고, 아이가 직접 경험해 볼 수 있게 하는 것을 추천한다.
코딩교육은 정답을 빨리 맞히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찾아내고 스스로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해결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때문에 코딩교육에서는 충분히 기다리고, 지지해 주고, 칭찬해 주는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아이가 코딩교육에 관심과 흥미를 갖고 더 배우기를 원한다면, 컴퓨터과학 분야로 진로를 그려보고, 전문가와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 에이럭스 로고 / 에이럭스 제공
한편, 에이럭스는 로봇 전문 에듀테크 기업이다. 로봇과 드론 생산과 동시에 AI, 로봇, 코딩 등 다양한 SW교육을 위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드론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드론을 활용한 교육 콘텐츠 개발에 나섰다.
김정훈 에이럭스 교육연구소 소장은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석사를 졸업한 인재로, 현재 에이럭스에서 교육용 로봇과 SW교구를 직접 개발, 생산하고 있다.